천체 사진 촬영 – 천체 사진과 안시 관측의 차이, 다양한 촬영 기법

September 3, 2024 이규봉 조회수 2,935

이 포스팅에서는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천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도입한 기술과 관련된 배경 지식을 나누며 밤하늘을 사진으로 볼 때와 눈으로 볼 때의 차이점, 실제 천체사진가들이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 스마트폰 촬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되는 여러 가지 기법 등을 설명합니다.

들어가며

천체 사진 촬영은 참 다가가기 어려운 작업입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비싼 장비가 있어야만 할 것 같아 섣불리 시도하기도 힘듭니다. 물론 좋은 장비가 있으면 좋은 사진을 찍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10초 이상의 장노출이 지원되는 카메라라면 그 장비가 가지고 있는 성능 한계 내에서 얼마든지 촬영할 수 있습니다. 지식과 경험이 있다면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고요. 

장비, 지식, 경험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신다면,  삼각대만 있으면 누구나 촬영할 수 있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천체사진 모드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천체와 인물을 함께 촬영할 수 있는 천체 인물 사진 모드를 추가하여 DSLR로도 어려운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그 동안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천체 촬영에 필요한 기본 지식 중 일부를 말씀드리고, 갤럭시 스마트폰의 천체사진 모드에 대해 가볍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천체 사진과 안시 관측의 차이

일반 사진을 풍경, 인물, 스포츠 사진 등 대상과 환경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눌 수 있듯이 천체 사진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이면서 대조적인 두 사진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은 망원경과 카메라로 촬영한 성운, 오른쪽은 갤럭시 폴드6로 촬영한 백조자리 부근 은하수입니다. 복잡한 장비와 간단한 장비의 비교라 할 수 있죠. 은하수 사진의 주황색 사각형 영역이 왼쪽의 북아메리카 성운 부분입니다. 화각으로 따진다면 풀프레임 카메라 기준으로 대략 1200mm 렌즈와 23mm 렌즈의 차이이고요.


   

북아메리카 성운[1]                                                 백조자리 은하수


이를 육안으로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략적으로 시뮬레이션한 것입니다.

 

  

안시 관측 시뮬레이션

망원경으로 본 북아메리카 성운(왼쪽), 육안으로 본 은하수(오른쪽)


실제 육안으로 볼 때의 느낌을 위 시뮬레이션에 그대로 담지는 못했지만 차이점이 느껴지시나요? 안시 관측 시에는 너무 어둡고, 별도 많이 안 보이고, 컬러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밝은 별과 어두운 별의 차이가 매우 두드러지기 때문에 백조자리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천체 사진으로 볼 때는 별자리를 단번에 알아보기 어려운데 말이죠. 안시 관측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 시각의 특성 때문입니다.

원추세포와 간상세포

사람은 아주 어두울 때는 색상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리 눈에는 흑백 세포와 컬러 세포 두 가지 종류가 있고, 어두울 때는 흑백 세포만 일하기 때문입니다. 밝고 어두운 정도만 볼 수 있는 세포를 간상세포(Rod)라고 하며, 컬러를 볼 수 있는 세포를 원추세포(Cone)라고 합니다. 원추세포는 R,G,B를 볼 수 있는 L,M,S 세 가지가 존재합니다. 간상세포는 모노카메라, 원추세포는 컬러카메라에 대응된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어두울 때는 원추세포가 동작하지 않아 색상을 볼 수 없습니다. 두 가지 세포의 동작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쉽게 찾을 수 있으니 관심 있으면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어두울 때 별을 잘 보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간상세포의 분포 때문입니다. 눈의 중심부는 원추세포가 차지하고 있고 간상세포는 중심을 벗어난 영역에 많이 분포합니다.

 


망막의 시세포 분포.[2]


그래서 우리가 어떤 희미한 대상을 집중해서 보려고 하면 오히려 보이지 않고, 주변시를 이용해야 볼 수 있습니다.

다이나믹레인지와 계조

그렇다면 왜 사진에서는 육안으로 볼 때보다 입체감이 덜 살아날까요? 그리고 별자리 구분이 더 어려울까요?


사진에서는 다이나믹레인지(Dynamic Range, 이하 DR)와 계조(Gradation)라는 두가지 요소가 매우 중요합니다. DR은 구분할 수 있는 가장 밝은 빛과 어두운 빛의 비율입니다. 간상세포는 약 10,000:1의 DR을 가지며, 일반적인 DSLR은 4,000~60,000:1 정도의 값을 갖는다고 합니다. DR만으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안시 관측의 경우 시간이나 응시하는 위치에 따라 뇌에서 다르게 처리하거나 눈의 감광시간을 가변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반면, 사진의 경우 촬영 시 지정한 한 가지 설정이 유지됩니다. 더욱이, 모니터에 표시하기 위해서는 0~255의 총 256단계 계조로만 나타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밝은 별들은 그냥 가장 밝은 값인 255로 표시되고 더 밝은 별들은 구분할 수 없게 됩니다. 그 외에도 대기의 요동에 의해 빛이 반짝이는데 그 때문에 밝은 별들이 더 반짝이고 두드러져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안시 관측은 정지영상이 아니라 동영상이라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동영상으로는 보지 못하지만 사진은 눈의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별 추적

아래는 230mm 렌즈를 사용한 갤럭시 S22 카메라의 10배줌 사진입니다. 앞에서 보여준 북아메리카 사진이 1000~1200mm 렌즈를 사용했으므로 동일하게 30초 동안 별을 촬영했다면 4배 이상 긴 막대기가 찍혔을 것입니다. 

 


시간에 따른 별빛의 변화


그래서 별을 추적(tracking)하는 장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 사진에서 동그라미로 표시된 ‘적도의’라는 장비요. 장시간 사진을 찍더라도 움직이는 별을 망원경이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적도의를 사용하면 아무리 오래 찍어도 사진에서 보이는 별이 한 자리에 머물게 됩니다. 


 

적도의


더 정밀한 추적을 위하여 적도의 자체도 단순히 모터와 기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조 카메라나 각종 위치 제어 수단을 사용합니다. 정밀해야 하는 만큼 적도의는 경통보다 훨씬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지 스태킹

이미지 스태킹(image stacking)은 한 번에 오래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촬영하여 누적하는 것을 말합니다. 필름카메라 시절의 다중노출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므로 합성이라는 둥 순수하지 않다는 둥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태킹은 데이터에 특별한 조작을 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센서가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빛의 양은 한계가 있는데 많은 빛을 위해 너무 오랫동안 빛을 받으면 밝은 부분이 그냥 하얗게 포화되어 버립니다. 비유하자면 센서라는 작은 컵에 빛이 다 차버려서 넘쳐흐르기 전에 큰 물통으로 수시로 옮겨 담는 것을 스태킹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스태킹에는 여러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 노이즈가 줄어들고 디테일이 증가합니다. 사진 장수를 많이 더할수록 노이즈는 균일해지고 신호는 상대적으로 더 탄탄해집니다. 즉, 랜덤하게 발생하는 노이즈는 사라지고 신호에 해당하는 대상의 형체는 더 잘 보입니다. 스태킹과 함께 디더링(dithering)이라는 촬영기법을 사용하여 고정된 패턴의 노이즈와 랜덤 노이즈를 모두 줄일 수 있습니다. 
  • 실패 확률이 낮아집니다. 사진 촬영 중 누군가 삼각대를 건드리거나 렌즈를 불빛으로 비춘다면 장시간의 고생이 물거품이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짧게 나눠서 찍으면 그런 고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여러 장 중 실패한 사진만 버리고 나머지는 그냥 사용하면 되니까요.
  • 최적의 세팅을 찾기 쉽습니다. 몇 초 내지 몇 분 정도 촬영하고 사진의 상태를 확인한 후 동일한 세팅으로 여러 장을 촬영하면 되기 때문에 미리 예측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20~30분짜리 한 장을 촬영해야 한다면 예측이 어렵습니다.
  • 기계적 성능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기계적인 성능 때문에 추적도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장시간 노출 시 조금씩 흘러서 막대기가 촬영될 수도 있는데 그 또한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스태킹


스태킹의 개념입니다. 노이즈가 많은 여러 장의 사진을 더하여 선명한 사진을 얻습니다.

 


이미지 스태킹 장수에 따른 화질 비교


실제로 촬영한 영상을 비교하였습니다. 1장에 비해 50장을 더했을 때 훨씬 좋은 화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필터 촬영

목적이나 상황에 따라 특수한 필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은 앞에 나온 붉은 북아메리카 성운을 SHO 협대역 필터를 사용하여 촬영한 것입니다.

 


북아메리카 성운

장소: 경기도 오산시

장비: 8인치 f/4 반사 망원경, 적도의 마운트, APS-C 냉각 Mono 카메라(-10˚)

노출: 총 48분

H-alpha: 120sec * 10 frame

SII: 120sec * 8 frame

OIII: 120sec * 6 frame


발광 성운과 같은 일부 천체는 특정 파장의 빛을 많이 방출합니다. 이온화된 원자에서 나오는 빛인데요. S-II, H-alpha, O-III라고 불리는 파장대역으로 각각 672.4nm, 500.7nm, 486.1nm이며 붉은색, 약간의 오렌지 빛이 도는 붉은색, 녹색 빛입니다. 이러한 빛은 지상에서 우리가 만들어내는 인공 조명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대역의 빛입니다. 해당 파장의 빛만 받아들이고 다른 대역들은 전부 막아버리는 대역통과필터(band pass filter)를 사용하면 원하는 빛만 잘 걸러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 사진과 같이 도심에서 촬영하더라도 인간에 의한 인공 빛의 영향을 덜 받으며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빛의 파장대별 색상


파장대별 색상을 보면 SHO에는 파란색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란색이 보이는 것은 S,H,O를 각각 R,G,B에 적용하여 가색을 입혔기 때문입니다.

설명드린 사항을 바탕으로 위 사진의 촬영 환경과 기법을 상세히 기술해 보면 이렇습니다. 초점거리 800mm의 반사망원경에 APS-C 타입의 모노카메라를 장착하고 적도의 위에 올려 북아메리카 성운을 계속 추적하도록 설정한 후 카메라 앞에 H,S,O 필터를 각각 번갈아 끼워가며 2분씩 24장, 총 48분 동안 촬영했고, H필터로 촬영한 사진 10장을 스태킹한 후 Red에, S필터 사진 8장을 Green에, O필터 사진 6장을 Blue에 각각 할당하여 색상을 표현했습니다.

앞에 나온 가시광 전체 영역을 촬영한 붉은 북아메리카 성운은 만약 사람이 밤하늘의 실제 컬러를 볼 수 있다면 나타날 모습입니다. 반면에 가색을 입힌 이러한 촬영 방식은 조금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광공해를 극복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고, 허블 우주망원경과 같은 연구 목적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 외에도 안시 관측, 천체 사진, 실제 색상 간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암순응, 수차, 대기 요동, 대기에 의한 스펙트럼 흡수, 적색편이, 해상도 등 설명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어쩌면 실제 색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논하는 철학적인 질문까지 포함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천체 사진 모드

천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많은 지식과 후보정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비가 있다고 하더라도 촬영이 쉽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이 글을 쓰는 현재, 갤럭시 스마트폰의 일부 모델에서 Expert Raw 앱을 통해 천체 사진 모드를 지원하고 있어 약간이나마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생각됩니다. 천체 사진 모드에서는 간단하게 셔터 한 번으로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렌즈, 센서 크기, 외부장치 장착 등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적 한계 때문에 외부 필터나 적도의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촬영하지 못하고 30초 이상의 장노출은 불가능합니다. 10배줌, 5배줌 카메라의 경우 5초 이상의 노출만 되더라도 별이 흘러서 막대기로 촬영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스태킹 기법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냥 많이 쌓는다고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또한 작은 렌즈와 센서의 한계인데요. 와이드 카메라 기준 30장을 넘어서면 화질이 특별히 많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하였고, 그에 맞춰서 총 노출 시간을 결정했습니다. 적도의로 정밀하게 추적하지 않기 때문에 디더링도 자연스럽게 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글에서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플레이트 솔빙(plate solving),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 이미지 정렬(image align) 등의 다양한 기술들로 최상의 화질과 사용편의성을 얻고 있습니다.

마치며

아마추어 천문인들은 인공적인 불빛을 피해 어두운 곳을 찾아다니지만 우리나라는 시골 한적한 도로조차도 밤새도록 가로등을 켜두는 곳이 많아 광해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사유지나 조용한 시골 동네에 가는 것은 불법이거나 민폐가 되기 때문에 피해야 하고요. 그래서 세계적으로도 별을 보기 힘든 국가로 손꼽히고 있죠. 인공 빛은 단지 천문학에만 안 좋은 것이 아닙니다. 생태계에도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광공해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반딧불이는 빛이 있는 곳에서는 번식하지 못합니다. 많은 곤충들은 가로등을 태양으로 인지하고 길잡이 삼기 때문에 그 주변을 죽을 때까지 뱅글뱅글 돌거나 감각에 이상이 생긴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문닫은 가게의 밤새도록 켜져 있는 광고판들, 아무도 없는 길에 켜져 있는 가로등 빛을 우리는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안전을 비롯하여 여러 이유로 필요한 부분입니다만, 센서로 감지하여 사람이 있을 때만 켜지거나 주변 땅으로만 향하도록 전등갓이라도 씌워서 불필요하게 퍼지는 것을 막으면 밤하늘과 생태계에 모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Visual AI 그룹의 이규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자

이규봉

Visual AI그룹(M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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